이 글을 전 여자친구 또는 전 남자친구로 인해 헤어진 사람들에게 바칩니다.
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, 14일 된 여자친구와 헤어지게 된 이유는 여자친구가 전 남자친구와 재회하기 위함이었습니다.
이별 통보를 받고 정말 많이 당황스러웠습니다.
어떠한 사전 예고도 없이 갑자기 통보를 받았으니까요.
ㅎㅎ.. 차라리 만나서 이야기를 들었으면 조금 나았을 것 같은데, 그런 것도 아니었습니다.
그냥 장문의 카톡 한 통이 와 있었을 뿐이었죠.
분명히 당일 아침까지만 해도 평소처럼 일상을 공유하며
하하호호 즐겁게 웃고 대화하던 사이였는데 말입니다.
카톡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았습니다.
"오빠, 갑작스러울 수 있지만 사정상 얼마 못 보고 이런 상태에서 계속 연락하는 게 부담으로 느껴져.
갑자기 결정한 건 아니고 꽤나 오래 고민했었고, 오빠도 좋은 사람이니까 좋은 사람 만날 거야."
순간 이게 뭐지 싶었고, 바로 전화를 걸었습니다.
첫 번째 전화는 받지 않았고, 두 번째 전화를 걸었더니 그제야 받더군요.
여자친구가 이야기한 주된 내용은 아래와 같았습니다.
- 외로워서 시작한 건 맞지만, 사람으로 해결되는 외로움이 아니다.
- 시간이 지나도 오빠에 대한 마음이 커질 것 같지 않다.
- 호감은 있었으나 나에 비해 빠른 느낌이 계속 들었다.
- 내가 누굴 만날 마음의 준비가 안 되어 있다.
- 2개월 뒤에 이사를 갈 것 같다.
사실, 조금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.
여기에 모두 남길 수는 없지만, 통화하면서 느낀 건 어쩔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서 나를 포기하게끔 해야겠다라는 모습으로 느껴졌습니다.
당연히 붙잡아 보려고 했죠. 왜냐면 위 상황들만 해결되면 그녀는 마음을 바꿀 것 같았거든요.
"내가 좀 더 잘하겠다. 내가 조금 더 노력하겠다.
그것만 고치면 다시 만나줄 거냐.
이사를 간다면 내가 조금 더 고생하겠다."
이런 말을 계속 반복하며 설득해봤지만, 소용이 없더군요.
뭔가 싶었지만, 그녀의 행동이 회피형 애착 성향에서 비롯된 거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.
사람과 관계가 깊어질수록, 그녀는 점점 더 부담을 느꼈던 거죠.
그래서 결국 이러한 결론을 혼자 내리고 저에게 통보했던 겁니다.
그 순간, "내가 좀 도와줘야겠다."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.
회피형 극복 방법을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.
유튜브를 뒤지고 자료를 찾아본 끝에 알게 된 한 마디는:
"나는 네가 사랑받을 용기를 내주었으면 좋겠다."
그 말을 건네자, 다시 장문의 카톡이 도착했습니다.
여자친구의 카톡 내용은 이랬습니다.
"오빠 말을 듣고 생각이 많아졌어.
하지만 나는 오빠에 대한 내 마음에 확신이 없어.
시간이 지난다고 마음이 변할 것 같지는 않아."
언제부터 그런 생각을 했느냐고 물으니, 1주일 정도 고민했다고 하더군요.
하지만 왜 그런 생각을 하기 시작했는지는 끝내 말해주지 않았습니다.
그런데 이별 통보 1주일 전,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했던 날이 떠올랐습니다.
그날 그녀는 데이트 도중에 전 남자친구에게 연락이 왔었다고 이야기했었죠.
하지만 덧붙이기를,
"이제는 다 정리됐어.
다시는 만날 일이 없을 거야.
안 좋게 끝났어."
이렇게 말했었습니다.
전 남자친구를 얼마나 만났었냐는 제 질문에는 침묵이었지만,
그 침묵을 통해 오랜 기간 만났음을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.
그 당시에는 "안 좋게 끝났다"고 하니 다시 돌아갈 일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.
하지만 지금 와서야 깨달았습니다.
*"안 좋게 끝났다"*는 말은 곧
*"이것만 고치겠다고 하면 다시 만나줄게"*라는 뜻이었던 거죠.
그리고 "좋게 끝났다"는 건,
구체적인 이유 없이 그냥 다른 이유로 헤어지자고 말할 때 쓰는 말이라는 것도요.
이 모든 걸 뒤늦게야 알게 되었습니다.
여자친구가 왜 헤어지자고 했을까?
그 이유를 계속해서 생각하다 보니, 보통 다른 남자가 생기면 헤어지자고 말하지 않나 하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습니다.
그리고 이 생각에 따라 전 남자친구와 다시 만나는 게 아닐까 싶어 하나씩 퍼즐을 맞춰보니, 모든 게 깔끔하게 들어맞더군요.
그녀는 계속해서 말했습니다.
"다 내 잘못이다. 오빠는 잘못이 하나도 없다."
하지만 정작 구체적인 이별 사유는 말해주지 않았고,
만나서 이야기하는 것도 아니고, 그저 장문의 카톡으로 모든 걸 끝내려 했습니다.
그때 제가 화조차 내지 못했던 게 지금도 너무나 후회됩니다.
그저, 그녀의 말을 듣고는 이렇게 말했었죠.
"다 이해한다. 아까 이야기는 못 들은 걸로 하면 안 될까?"
구질구질하게 매달렸습니다.
그녀는 저에 대한 배려로써 한 말이었겠지만, 저에게는 계속 그녀를 놓지 못하게 만드는 말이었습니다.
나만 잘하면 될 것 같아서...
이미 그녀의 마음은 정해져 있었습니다.
이제 와서 돌아보니, 그 사실을 제가 몰랐던 게 아닙니다.
다만 인정하기 싫었을 뿐이죠.
그리고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.
"전 남자친구와 여자친구가 다시 만나 먼 미래에 과거 이야기를 하게 된다면 나는 어떻게 표현될까?"
아마도 저는 그 둘의 관계 속에서 하나의 장애물로 남겠죠.
잠깐 그녀의 마음을 흔들리게 했던, 하나의 장애물로요.
만약 여자친구가 저를 정말로 좋아했다면,
그리고 저를 좀 더 의지하려고 했다면,
"오빠가 부담된다." 같은 말을 하지 않았을 겁니다.
오히려,
"내가 정말 힘들어도 오빠가 있어서 견딜 수 있어."
이런 답변이 나왔을 겁니다.
결국, 저는 그녀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아닌,
이겨내야 할 하나의 장애물이었던 겁니다.
사실, 이별 통보를 받기 전까지는 당일날 아침까지도 서로 사랑한다고 계속 말했었습니다.
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,
그 말들은 그녀가 아닌, 저 혼자만의 짝사랑이었던 것 같습니다.
그래서 이번 사랑 이후로는,
다시는 이렇게 쉽게 마음을 주지 못할 것 같습니다.
짧은 연애였지만, 진심으로 좋아했던 만큼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.
저는 그녀를 믿었고, 사랑했고, 함께한 모든 순간들을 소중히 여겼습니다.
그녀와 나눈 대화, 함께 걸었던 길, 함께 웃었던 그 시간들이 모두 제겐 큰 의미였거든요.
하지만 결국 이런 결말을 맞이하게 되면서, 스스로에게 묻게 됩니다.
"내가 사람 보는 눈이 없었던 걸까?"
"내가 너무 일방적으로 마음을 준 건 아니었을까?"
이런 생각들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.
그럼에도 불구하고, 저는 여자친구에게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.
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, 그 시간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으니까요.
어쩌면 연애라는 것의 복잡함과 상처를 가장 빠르게 경험하게 해준 사람이라,
그녀와의 시간은 마치 단기 속성 압축 과외 같았던 것 같습니다.
연애란 단순히 좋아하는 마음만으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고,
상대방과의 속도, 방향, 그리고 서로가 얼마나 준비되었는지가
얼마나 중요한지 몸소 깨닫게 해줬습니다.
물론 아쉬움과 후회가 남지 않는 건 아니지만,
그럼에도 첫 연애를 통해 사랑이라는 감정을 경험할 수 있게 해준 그녀에게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습니다.
이제는 이 경험을 바탕으로 더 나은 사랑, 더 나은 나 자신으로 나아가려고 합니다.
같은 경험을 하신 분들이라면 많은 상처를 받으셨을 겁니다.
저 역시 이유를 이해하려 애쓰고, 뭔가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으려 노력했지만,
결국 상대방의 마음이 이미 정해져 있었다는 현실에 부딪혀야 했습니다
이런 상황에서는 자꾸 '내가 더 잘했어야 했나?' '내가 부족했던 걸까?'라는 자책을 하게 됩니다.
하지만 꼭 기억하세요. 상대방의 선택은 결국 그 사람의 문제이지, 당신이 부족해서가 아닙니다.
누군가의 과거를 바꿀 수는 없고, 그 과거 속에서 우리가 장애물로 느껴질 때도 있겠지만,
그것은 상대방이 우리를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.
당신이 최선을 다했다면, 그건 충분히 가치 있는 사랑이었습니다.
자신을 탓하거나 그들의 선택을 원망하는 데 시간을 쏟기보다는,
이 경험을 통해 배운 것들을 마음속에 잘 간직하세요.
비록 그 사람은 당신과의 인연을 끝냈지만,
당신의 사랑은 결코 헛된 것이 아니었음을 믿으셨으면 좋겠습니다.
그리고 언젠가 당신을 진심으로 바라보고,
당신의 가치를 알아봐 줄 사람을 만날 날이 올 겁니다.
그때는 지금보다 더 단단하고, 더 깊은 사랑을 할 수 있는 당신이 되어 있을 거라고 확신합니다.
마지막으로 한 가지 꼭 기억하세요.
당신은 사랑받을 자격이 충분한 사람입니다.
절대로 자신의 가치를 잊지 말고, 앞으로 나아가길 응원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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